본문 바로가기

Review Diary/역사 이야기

문화재청의 어이상실 「문화재법 개정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를 그냥 '경복궁' 이라고 불러주세요


문화재청이 추진중인걸로 알려진 문화재법 개정안에 이상한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역사 유적지 및 문화재 명칭을 영어로 풀어써 쓰는 방식으로 고치겠답니다.
실효성 여부를 떠나서,문화재청이 문화를 보호하는 단체가 맞는지 의문이 안들 수 없군요.
(아래는 오늘자 조선일보 기사에 뜬 문화재청의 문화재법 개정안에 대한 요약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크 및 사이버외교사절단에서 열심히 한국문화를 소개해놓고나면 뭐하겠습니까.
그나마 '경복궁'이라고 알려진 한국의 고궁은 이제부터 '조선왕조의 장려한 궁전'이 되는겁니다.
이런식이면 모든 조선시대 유적 및 문화재 앞에는 '조선왕조의~'라는 문구가 따라붙을 것이며,
다른 시대 문화재역시 비슷하게 따라가겠지요? 이러면 외국에는 경복궁이라는 고궁이 있는줄도 모를것이며,
그저 조선왕조시대의 고궁중 하나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게 됩니다.

가깝게는 일본의 역사 유적지 어디도 영어나 타국어로 쉽게 풀어쓴 예는 없습니다.미국의 그나마 많이 알려진 '그랜드캐니언'이 한국어 '대협곡'으로 불리지 않는것처럼 말이죠.인도의 유명한 '타지마할'과, 터키의 '톱카프궁전' 및 '돌마바흐체궁전'도 터키어 발음 그대로 영문표기합니다.유명한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피라미드'로 발음되고 또 그렇게 영문표기합니다.그러다보니,외국인도 그러려니 생각하고 원어대로 발음합니다.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그 이름만 들으면 어느 나라 무슨 문화재인지 금방 떠오릅니다.

그렇담 '조선왕조의 장려한 궁전'하면 가장 먼저 어떤 고궁이 떠올르까요? 위 기사는 한 예시에 불과하지만,실제로 저렇게 외국인이 알기쉽게 영어로 풀어 써 표기한다면 국가적 망신살이 될 겁니다.우리나라엔 우리궁전은 없고 영어로 된 궁전만 있는 겁니다.외국인 관광객 홍보유치를 위한거라면 애써 이렇게까지 안해도 알아서 찾아옵니다.경복궁이라는 이름아래 부제로 저렇게 풀어쓴다면 모를까,표기 자체를 아예 바꿔버리는 건 외국인에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우리 민족의 긍지와 자부심,그리고 자존심이 문화재입니다.이걸 굽히면서까지 외국에 알려야 한다면,저는 반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거대한 삼각형 무덤'으로 풀어써야겠군요? 혹은 '파라오왕조의 장려한 삼각무덤'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