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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 Diary/일본여행(2013年~2014年)

9월 9일, 구시로시에서 습원으로 이동하다.

구시로시(釧路市)는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 도시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으러 가기 전, 저 멀리 큰 유람선이 구시로항에 입항하는 게 보입니다.

ANA 크라운프라자 호텔이 있는 곳은 구시로 항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구시로 강 언저리입니다.

그래서 바다 전경이 한눈에 보이죠. 오늘은 도동의 자랑, 구시로 습원을 방문하는 날입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일찍 움직인다고 했는데 조금 늦잠을 잔 것 같습니다. 얼른 1층 로비로 내려와 조식을 먹습니다. 뷔페식이고 일식과 양식이 적당히 혼재돼 있습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뷔페 음식은 두 접시만 먹어도 금방 배가 차더군요. 종업원의 안내로 앉은 창가 자리에서, 아침의 여유를 만끽하며 조식을 먹습니다. 조용한 항구도시인 데다, 날씨마저 흐려서 시내가 여간 쓸쓸해 보이는 게 아니네요.


IHG.COM에서 예약했던지라 마지막까지 서비스가 훌륭합니다. 체크아웃할 때, 영수증까지 친절히 뽑아서 건네주더군요. 호텔 주차장 만차로 인근 주차 타워에 주차해둔 애마 '아쿠아'는 언제든 출발한 준비가 되었다는 듯,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언제 봐도 멋진 차네요. 연비도 좋고, 주행 능력도 좋고 말이죠.

습원은 시내를 빠져나와(시내에서 살짝 헤맸습니다. 네비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 웬 공장 밀집 지대를 헤집고 다녔네요), 숲길을 달리면 1시간 조금 안 되어 전망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구시로 습원 전망대라 불리는 이곳은 평일이라 한가할 줄 알았는데, 이미 중국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입니다. 대형 버스가 여럿 세워져 있네요. 일본인 관광객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전망대는 입장료를 받습니다. 하지만 비싼 입장료에 비해 전망대 시설은 솔직히 볼거리가 마땅치 않습니다.

이곳을 방문 예정인 분이 있다면 습원 전망대만큼은 피할 것을 권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전망대 내부엔 습원에 서식 중인 생물 표본과 홍보 영상, 그리고 실제 전망을 볼 수 있는 전망대로 되어 있습니다만. 이곳 전망대에선 습원을 제대로 전망하기 어렵습니다.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1층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었지만, 마땅히 손이 가는 기념품이 눈에 띄지 않아 자리를 나왔습니다.

구시로 습원 전망대


가이드 북에 따르면 전망대 주변으로 산책로가 있다고 했습니다. 전망대엔 사람이 꽤 많았는데, 이곳 산책로에는 한두 명 눈에 띌 정도로 인적이 없었습니다.

왠지 모를 음습한 기운마저 감돌고, 습지대에 가까워서인지 모기들이 왱왱거리는 통에 조금 고생했네요. 그래도 숲길을 걷고 산책로를 완주하고 나니, 성취감에 뿌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산책로에서는 새틀라이트 전망대가 제일 좋았습니다. 비록 비가 우수수 쏟아지는 통에 오래 있지 못했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구시로 습원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습니다. 가히 일본 최대의 습원이라 할 만하더군요. 참고로, 구시로 습원은 람사르 협약에 가입한 습지라고 합니다. 이곳 전망대에는 일본 연인 서넛이 포즈 잡고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저는 제 사진을 찍기 위해 비가 오는 와중에도 열심히 삼각대를 세우고 해체하느라 고생한 기억이 나네요. 대략 2시간 조금 넘게 완주하고 차에 돌아오니 어느덧 11시에 가까워졌습니다.

얼른 다음 예정지인 온네나이 비지터센터로 이동해야 합니다. 원래 계획은 오전 중에 구시로 서부 습원을 돌아볼 생각이었거든요.


습원 산책로의 새틀라이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시로 습원. 이곳에서 습원의 전체적인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