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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 Diary/일본여행(2013年~2014年)

9월 8일, 홋카이도를 만나다


홋카이도 동남부 해안도시인 구시로(釧路). 도동 여행을 위한 출발점이다.


구시로의 야경. 구시로시의 유일한 복합쇼핑몰인 피셔먼즈워프MOO. 그 뒤로 ANA크라운프라자 호텔이 보인다.


9월 8일, 인천국제공항.

올해만 벌써 두 번째 해외로 떠나는 여행. 두 번의 여행 모두 일본이 목적지다.

하나는 초에 다녀온 규슈. 이번 여행은 눈과 얼음의 고장, 홋카이도.

홋카이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른 게 예전 어렸을 적 읽은 소년 탐정 김전일의 북해도 살인사건(...) 이었었는데,

간혹 삿포로 눈 축제를 뉴스로 접한다거나. 일본의 기록적인 적설량 뉴스에 북해도가 등장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접한 기억밖에 없다.

사실 북해도는 완전 여름(7월~8월)에 가거나, 한겨울(12월~2월)에 가야 진정한 여행 홀릭을 경험할 수 있다지만,

내겐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고. 다만 추석 연휴에 잠깐 생긴 연휴를 어떻게든 여행으로 풀어야겠기에,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던 홋카이도를 이번 여행의 목적지로 낙점한 것이다.


얼리버드로 구입한 티웨이 삿포로 항공권.


왕복 24만 원의 항공권은 정말 매력적인 선택이다. 대한항공의 삿포로 왕복 항공권 70만 원은 솔직히 부담이다.

대신 저가항공사를 이용한 만큼 제2 터미널로 이동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면세점에서 딱히 살 게 없으므로 바로 터미널로 이동. 터미널의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간단히 요기를 해결하고 탑승 게이트에 올랐다.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 예정된 시간에 도착했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은 도요타 자동차를 렌트해서 움직이기로 했다.

국내의 도요타 렌터카 예약 대행업체를 통해 선 예약을 해 둔 상태.

홋카이도 여행의 시작점인 신치토세 공항은 치토세시에 자리 잡고 있다. 국제선과 국내선 터미널이 있지만,

일본의 여타 지방 공항처럼 국내선 터미널이 볼거리가 훨씬 많은 편이고, 음식점도 다양한 편이다.

미리 점찍어둔 부타동명인이란 식당을 찾아가 부타동을 맛있게 먹고 국내선 터미널 도착 게이트에 있는 렌터카 접수처로 향한다.

이곳에서 예약 시트를 보여준 후 예약자 명단 확인을 마치면,

공항에 인접한 렌터카 차고지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신치토세공항 국내선 부타동명인에서 먹은 부타동(돼지고기 덮밥). 짭쪼름한 맛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도요타 렌터카 신치토세공항 포풀라 지점이 이번에 내가 이용한 렌터카 업체이다.

이 주변으로 여러 렌터카 업체들이 잔뜩 몰려 있다. 드넓은 주차장에 도요타며, 혼다, 마쯔다 차량이 즐비해 있다.

물론 도요타 렌터카에선 도요타 자동차만 취급한다. 나의 애마가 되어줄 차는 다름 아닌 '아쿠아' 모델로서, 소형급 하이브리드 자동차인데,

일본에서 가히 인기가 최고라고 한다. 공인 연비가 이미 30km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해외시판 명은 프리우스 C인걸로 보아, 프리우스의 하위 트림 버전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모양이다. 간단한 서류확인과 국제면허증을 검사 후 차량 인도장으로 가면 나의 애마 아쿠아가 기다리고 있다.

검은색 아쿠아 녀석이 나름 늠름한 모양새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검수원과 차 주변을 휙 돌아보며 차량 상태를 간단히 점검하고,

차에 올라 시동을 켠다. 대한민국에서 몰던 스파크와 확연히 다른 시동음. 낯선 나라 일본에서 낯선 하이브리드 카를 몰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잔뜩 나를 설레게 한다. 다만 와이퍼와 깜빡이 레버를 자꾸 헷갈리는 바람에 조금 고생했던 것 같다.

우려했던 좌측 운전은 크게 어렵지 않게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오히려 대한민국에서 초보운전으로 차를 몰기보다 일본에서 초보운전으로 차를 모는 게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일본에서의 운전은 정말 편했고 좌회전, 우회전 역시 몇 번 경험하고 보니 쉽게 적응이 되었다.


여행기간 나의 발이 되어준 도요타 아쿠아. 여행 첫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미 구시로시 ANA 호텔을 예약해둔 상태였기에, 내비게이션에 호텔 전화번호를 입력했더니 쉽게 위치를 잡아준다.

일본의 내비게이션은 전화번호와 맵코드로 검색이 가능한데, 전화번호가 상당히 정확한 편이며, 맵코드의 경우 전화번호가 없는 관광지로 이동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예상 주행시간대로라면 한밤중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대략 5~6시간 정도 만에 구시로에 도착한 것 같다.

다만, 일본의 도로는 가로등이 전혀 없고, 오로지 반사판으로 운전자의 안전을 담보한다.

일본의 고속도로 휴게소도 경험하고, 굽이굽이 산길을 달리던 중 내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던 덩치 큰 에조사슴도 깜짝 놀라게 하고(이쪽이 놀라서 브레이크를 잡았더니, 사슴이 놀라 나자빠졌다..미안하다,사슴아). 저만치 도로를 위험하게 횡단하던 사슴 한 녀석도 목격하고. 홋카이도가 유독 로드킬이 많다는데 심히 공감할 수 있었다.

홋카이도에는 도시가 많지 않고 안개가 짙게 끼는 지역이 유독 많아 밤의 도로는 무척 위험한 편이다. 사슴뿐만 아니라 여우도 많은 편이고,

간혹 곰도 목격된다고 하는데. 홋카이도에서 운전한다면 이런 상황을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넓은 객실, 훌륭한 전망. 물론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기쁨 두 배.


구시로에 있는 ANA 호텔은 IHG닷컴을 통해 예약을 미리 해둔 상태. 인터컨티넬탈 그룹 소속이라 할인 및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하 주차장 및 지상 주차장이 만차라, 인근 주차 빌딩으로 안내해 준다. 빌딩 입구에서 티겟을 끊고 2층에 차를 주차한다.

무사히 이렇게 구시로에 도착했다. 야경 감상을 위해 인근 '피셔먼스 워프 MOO'를 방문,

간단히 라멘으로 요기를 해결하고, 누사마이바시도 둘러본다.

솔직히 구시로 시내의 중심가라는 이곳은 볼거리가 이것밖에 없다. 정말, 어지간히 심심한 동네이구나 싶었다.

열심히 삼각대 세워서 카메라로 연식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 숙소로 복귀. 아, 그전에 호텔 앞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서 숙소로 복귀한다.

룸 업그레이드를 한 것인지, 싱글룸을 선택했었는데 더블 침대 두 개가 있는 엄청나게 큰 방을 준다. 뭐, 아무튼 큰 방에서 편하게 홋카이도의 첫 밤을 보낼 수 있었다.


호텔 앞 피셔먼즈워프MOO에 있는 식당가에서 600엔짜리 라멘을 주문했다.


생라멘은 아니고, 인스턴트 면을 끓여준 것 같다. 이게 홋카이도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은 라멘이 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