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이런 생각 가져보신 분 계신 지 모르겠습니다.
공모전이 요새들어,특히 취업난이 가중화되면서 우훅죽숙 생겨난 듯한 느낌입니다.
유명포털과 공모전관련 카페를 열람해보면 단번에 알겠지만,
왠 듣도보도 못한 생소한 기업에서조차 공모전을 주최하고 참가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일반 대기업은 물론이고 정부산하단체 및 기관에서 역시 많은 공모전을 주최합니다.
참가대상은 열려있지만 스펙의 중요성을 크게 걱정하고 있는 20,30대에서 많은 참가를 할 것이라고 봅니다.그 비율을 직접 제가 검토해 본 건 아닙니다.하지만 관련 모임의 멤버 연령대가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쪽에 그 비중이 높다는 걸 염두해 두자면 근거 없는 소리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공모전이 생겨난 데에는 참가자들의 높은 열의도 한몫 했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데 있어 이력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듯한 공모전 수상경력에 대한 압박감을 노린 기업들의 꼼수는 아닐런지 살짝 의심도 듭니다.일단 외주업체에 프로젝트를 맡겨서 성과를 내길 기다리는 쪽보다는 공모전을 통해 인심도 내고,광고도 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까지 얻게되니 이 얼마나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겠습니까.회사 슬로건을 내거는 것 조차,공모전을 열어서 우수작을 선정하고 상품과 상금을 준다면 외주 업체에 발주해서 결과물을 얻는 것보다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비싼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습니다.그냥 이러 이러한 공모전을 한다..라는 식으로 A4용지 한 장 정도의 공고문만 올려놓으면 수천,수만명의 참가자가 알아서 자료 수집하고 온갖 아이디어를 총 동원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텐데요.상금을 지출한다고 해도 기업 입장에선 광고비용으로 치면 그만입니다.신문 1면에 광고를 내는 데에만도 몇천만원이 듭니다.그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수만명의 사람들이 알아서 그 회사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홍보물까지 만들어 냅니다.공짜 인력과 다름 없습니다.
문제는 기업이 언제부터 이런 공모전 스펙을 중요하게 여겼는가 하는 겁니다.
물론 좋은 의도로서 주최되는 공모전도 있지만 공모전이라는 순수한 의미조차 희석되어버린 작금의 우훅죽순식 공모전 열풍을 보자면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이러한 상황이니,
스펙에 치여 살고 스펙에 치여 죽는 스펙세대가 나온 게 아니겠습니까.오죽하면 경제,법학도나 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이 스펙을 노리고 마술쇼를 배운다던가 칵테일제조법까지 배우고 있겠습니까.
물론 이런 경력들이 별 그닥 도움이 안 된다는 건 저도 얼마전의 인사채용담당자들의 인터뷰를 보고 잘 알고 있습니다만.어느정도 심적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이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직장 취직하려면 애초부터 만능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구조가 되어버린 겁니다.그 요인 중 하나에 공모전이 있습니다.기업은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겁니다.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공짜나 다름없는 값싼 노동력을 착취해서 알아서 기게 하는..얄팍한 수단이 바로 공모전입니다.적어도 예전의 공모전은 자신의 실력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잣대가 되어주기는 했지만,지금의 공모전들을 보자면 '너도 하니, 나도 한다'식의 그냥 유행따라가기 식 공모전들만 눈에 띌 뿐입니다.
얼마 전 신문을 읽다가 실소를 금치 못한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모 취업준비생은 공모전 수상경력등의 화려한 취업스펙을 갖추고 있지만 취직이 안되어서,지금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일은 공모전밖에 없다며 취업이 될 때까지 열심히 공모전에 참가하겠다고 한다는.지나가던 코흘리개 어린이가 웃겠습니다.맞춤식으로 자신에게 맞는 공모전만 참가하면 그만이겠지만,
사회가 스펙의 쓰나미를 몰아붙이니 어쩔 수 없이 참가하는 꼴이 요즘 작태입니다.자격증도 그렇습니다.솔직히 나만 기준에 맞쳐서 내식대로 하면 이런 불평불만도 없겠지만 이 사회 돌아가는 꼴을 보자니 마음 편히 밥 먹고 조용히 열심히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만 바보 만드는 꼴이네요.
그냥 시류에 파뭍혀 사는 인생이 편한 인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모든 게 천편일률적이죠.내가 남을 누르고 무조건 1등이 되어야만 잘 살 수 있는 나라,그런 나라가 대한민국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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