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유럽 나들이다.

7년 전 터키로 떠날 무렵 나는 20대 파릇파릇한 대학 휴학생이었다.

시오노 나나미의 동로마 3부작을 읽고 터키라는 나라에 급매료 되었고, 그렇게 떠난 여행은 내게 자신감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선물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여행을 떠난다. 유럽으로. 덴마크라는 곳으로.

큰 목적 없이 떠나는 휴양 개념의 떠남은 처음이다.

가기 전 덴마크 왕실 이야기를 다룬 <로얄 어페어>를 보고 난 후 덴마크 왕실에 대하여 약간의 흥미가 생겼다.

그렇지만 이번 여행은 철저히 알지 못 한채 떠난 그야말로 모험이었다.

어디서 어디로 가고 어떤 방식으로 이동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잡혀 있지 않았다.


KE923편 (에어버스 A330-300), 나를 모스크바까지 데려다줄 것이다.



비행기는 인천에서 출발하여 모스크바를 거쳐 코펜하겐 공항으로 들어간다.

러시아까지는 대한항공, 모스크바부터는 러시아항공(아에로플로트)을 이용했다.

코펜하겐까지 구간은 단거리 노선이기 때문에 작은 아에로플로트 기체였는데 악명과는 달리 기내 서비스는 나쁘지 않았다.

물론 두 비행기 모두 통로 쪽 좌석을 선택하였는데 대한항공은 4열 맨 뒷자리였고 좌석을 뒤로 쭉 밀어서 편히 갈 수 있는 데다,

한 열 전체가 텅 비는 바람에 가방도 옆 좌석에 두고 널찍이 갈 수 있어 좋았다.

누구는 팔걸이를 모두 올리고 누워서 잤다지만, 나는 눕진 않았다. 그 정도로 피곤하진 않았으니까. (그리고 왠지 좀 어색해서)

샌드위치와 음료를 먹으며 코펜하겐에 도착하고 난 후의 일정을 차분히 생각하던 중 무심코 잠이 들었다.

그리고 금방 코펜하겐에 도착하였는데 시간은 밤 9시가 훨씬 넘은 무렵.


코펜하겐 국제공항은 인천국제공항에 비하면 크기가 작은 편에 속하는 것 같다.

일단 입국장이 무척 작다. 사람이 많은 시간대는 무척 혼잡할 듯. 항공사 티켓팅하는 곳과 입국장 출구가 붙어 있는 것도 썩 좋은 배치는 아닌 것 같다. 뭐, 아무튼 이곳에서 열차표를 끊고 목적지 호텔까지 가야 한다.


나는 이곳에서 무척 헤맸다. 그리고 처음 나눈 의사소통이 목적지 호텔이 있는 근처 역(벨라 센터 역)을 어떻게 가느냐는 거였는데,

아무튼 한참 왔다 갔다 한 모양이다. 지하철 노선은 2개밖에 안된다는 것도. 그리고 이 노선을 타려면 다른 역에서 한번 갈아타야 한다는 것도 전혀 감이 안 잡힌 채 1시간 가까이 헤맸을까. 역사 내 보안요원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겨우 목적지까지 가는 열차를 탈 수 있었다.

(덴마크의 모든 교통수단은 24시간 운영이므로 차편이 끊길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외레스타드 역까지 간 후, 이곳에서 벨라 센터로 가는 전철로 갈아타면 된다. 앞으로 3일간 묵게 될 호텔의 이름은 AC Hotel Bella Sky Copenhagen.

벨라 센터라는 컨벤션 센터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고, 생긴 지 얼마 안 된 호텔이라 외관도 내부도 엄청나게 깔끔하고 예쁘다.

다만 시내 중심가에서 살짝 떨어져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시내로 이동할 수 있는 전철역이 근처에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코펜하겐 여행의 중심지인 코펜하겐 중앙역으로 가기 위해선 다시 외레스타드로 간 다음. 이곳에서 중앙역으로 가는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전철은 중앙역으로 가지 않는다. 철도 열차만 간다는 점을 유념하자)


5층에 배정되어 방문을 열자 널찍한 방이 나를 맞이한다.

싱글룸을 선택했지만, 방이 많이 남은 편인지 더블침대가 있는 큰 방을 배정해 주더라. Good Choice!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창문 밖은 허허벌판. 그나마도 바로 아래에 호텔 지상층 옥상이 보여서 쏘쏘.

근방 외레스타드가 신도시라 현재 개발 중이기도 하고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이곳 주변도 꽤 번창할 것 같다.

아무튼, 씻고 눕자마자 잠에 푹 빠져들었다. 정말 꿀잠을 잤다.



목적 달성 : 플래티늄 카드 혜택 중 하나인 라운지 서비스를 이용했다. (허브라운지)

마지막 날 묵을 코펜하겐 시내 호텔도 이곳에서 PC로 예약 후 숙박권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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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5.09.29 01:37 신고

    유럽여행을 떠나셨군요. 저도 유럽 여행을 다녀온지 꽤 되어가네요. 만약 지금 유럽 여행을 다시 가게 된다면 처음 가는 것처럼 매우 설렐 것 같아요 ㅎㅎ
    숙소까지 가는 과정에서 공항에서 헤매셨지만 잘 찾아가셨군요^^

    • Favicon of http://plakia.tistory.com BlogIcon 곰단지 2015.09.29 22:34 신고

      돌아온 지 이틀 지났는데 여전히 덴마크 생각이 간절하네요. ㅎ
      막상 현지에 있을 땐 정신없이 다니느라 온갖 고생은 다 했지만,
      역시 고생한 만큼 추억이 되는 모양입니다. 앞으로도 제 여행기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


홋카이도 동남부 해안도시인 구시로(釧路). 도동 여행을 위한 출발점이다.


구시로의 야경. 구시로시의 유일한 복합쇼핑몰인 피셔먼즈워프MOO. 그 뒤로 ANA크라운프라자 호텔이 보인다.


9월 8일, 인천국제공항.

올해만 벌써 두 번째 해외로 떠나는 여행. 두 번의 여행 모두 일본이 목적지다.

하나는 초에 다녀온 규슈. 이번 여행은 눈과 얼음의 고장, 홋카이도.

홋카이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른 게 예전 어렸을 적 읽은 소년 탐정 김전일의 북해도 살인사건(...) 이었었는데,

간혹 삿포로 눈 축제를 뉴스로 접한다거나. 일본의 기록적인 적설량 뉴스에 북해도가 등장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접한 기억밖에 없다.

사실 북해도는 완전 여름(7월~8월)에 가거나, 한겨울(12월~2월)에 가야 진정한 여행 홀릭을 경험할 수 있다지만,

내겐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고. 다만 추석 연휴에 잠깐 생긴 연휴를 어떻게든 여행으로 풀어야겠기에,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던 홋카이도를 이번 여행의 목적지로 낙점한 것이다.


얼리버드로 구입한 티웨이 삿포로 항공권.


왕복 24만 원의 항공권은 정말 매력적인 선택이다. 대한항공의 삿포로 왕복 항공권 70만 원은 솔직히 부담이다.

대신 저가항공사를 이용한 만큼 제2 터미널로 이동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면세점에서 딱히 살 게 없으므로 바로 터미널로 이동. 터미널의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간단히 요기를 해결하고 탑승 게이트에 올랐다.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 예정된 시간에 도착했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은 도요타 자동차를 렌트해서 움직이기로 했다.

국내의 도요타 렌터카 예약 대행업체를 통해 선 예약을 해 둔 상태.

홋카이도 여행의 시작점인 신치토세 공항은 치토세시에 자리 잡고 있다. 국제선과 국내선 터미널이 있지만,

일본의 여타 지방 공항처럼 국내선 터미널이 볼거리가 훨씬 많은 편이고, 음식점도 다양한 편이다.

미리 점찍어둔 부타동명인이란 식당을 찾아가 부타동을 맛있게 먹고 국내선 터미널 도착 게이트에 있는 렌터카 접수처로 향한다.

이곳에서 예약 시트를 보여준 후 예약자 명단 확인을 마치면,

공항에 인접한 렌터카 차고지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신치토세공항 국내선 부타동명인에서 먹은 부타동(돼지고기 덮밥). 짭쪼름한 맛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도요타 렌터카 신치토세공항 포풀라 지점이 이번에 내가 이용한 렌터카 업체이다.

이 주변으로 여러 렌터카 업체들이 잔뜩 몰려 있다. 드넓은 주차장에 도요타며, 혼다, 마쯔다 차량이 즐비해 있다.

물론 도요타 렌터카에선 도요타 자동차만 취급한다. 나의 애마가 되어줄 차는 다름 아닌 '아쿠아' 모델로서, 소형급 하이브리드 자동차인데,

일본에서 가히 인기가 최고라고 한다. 공인 연비가 이미 30km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해외시판 명은 프리우스 C인걸로 보아, 프리우스의 하위 트림 버전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모양이다. 간단한 서류확인과 국제면허증을 검사 후 차량 인도장으로 가면 나의 애마 아쿠아가 기다리고 있다.

검은색 아쿠아 녀석이 나름 늠름한 모양새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검수원과 차 주변을 휙 돌아보며 차량 상태를 간단히 점검하고,

차에 올라 시동을 켠다. 대한민국에서 몰던 스파크와 확연히 다른 시동음. 낯선 나라 일본에서 낯선 하이브리드 카를 몰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잔뜩 나를 설레게 한다. 다만 와이퍼와 깜빡이 레버를 자꾸 헷갈리는 바람에 조금 고생했던 것 같다.

우려했던 좌측 운전은 크게 어렵지 않게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오히려 대한민국에서 초보운전으로 차를 몰기보다 일본에서 초보운전으로 차를 모는 게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일본에서의 운전은 정말 편했고 좌회전, 우회전 역시 몇 번 경험하고 보니 쉽게 적응이 되었다.


여행기간 나의 발이 되어준 도요타 아쿠아. 여행 첫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미 구시로시 ANA 호텔을 예약해둔 상태였기에, 내비게이션에 호텔 전화번호를 입력했더니 쉽게 위치를 잡아준다.

일본의 내비게이션은 전화번호와 맵코드로 검색이 가능한데, 전화번호가 상당히 정확한 편이며, 맵코드의 경우 전화번호가 없는 관광지로 이동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예상 주행시간대로라면 한밤중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대략 5~6시간 정도 만에 구시로에 도착한 것 같다.

다만, 일본의 도로는 가로등이 전혀 없고, 오로지 반사판으로 운전자의 안전을 담보한다.

일본의 고속도로 휴게소도 경험하고, 굽이굽이 산길을 달리던 중 내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던 덩치 큰 에조사슴도 깜짝 놀라게 하고(이쪽이 놀라서 브레이크를 잡았더니, 사슴이 놀라 나자빠졌다..미안하다,사슴아). 저만치 도로를 위험하게 횡단하던 사슴 한 녀석도 목격하고. 홋카이도가 유독 로드킬이 많다는데 심히 공감할 수 있었다.

홋카이도에는 도시가 많지 않고 안개가 짙게 끼는 지역이 유독 많아 밤의 도로는 무척 위험한 편이다. 사슴뿐만 아니라 여우도 많은 편이고,

간혹 곰도 목격된다고 하는데. 홋카이도에서 운전한다면 이런 상황을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넓은 객실, 훌륭한 전망. 물론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기쁨 두 배.


구시로에 있는 ANA 호텔은 IHG닷컴을 통해 예약을 미리 해둔 상태. 인터컨티넬탈 그룹 소속이라 할인 및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하 주차장 및 지상 주차장이 만차라, 인근 주차 빌딩으로 안내해 준다. 빌딩 입구에서 티겟을 끊고 2층에 차를 주차한다.

무사히 이렇게 구시로에 도착했다. 야경 감상을 위해 인근 '피셔먼스 워프 MOO'를 방문,

간단히 라멘으로 요기를 해결하고, 누사마이바시도 둘러본다.

솔직히 구시로 시내의 중심가라는 이곳은 볼거리가 이것밖에 없다. 정말, 어지간히 심심한 동네이구나 싶었다.

열심히 삼각대 세워서 카메라로 연식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 숙소로 복귀. 아, 그전에 호텔 앞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서 숙소로 복귀한다.

룸 업그레이드를 한 것인지, 싱글룸을 선택했었는데 더블 침대 두 개가 있는 엄청나게 큰 방을 준다. 뭐, 아무튼 큰 방에서 편하게 홋카이도의 첫 밤을 보낼 수 있었다.


호텔 앞 피셔먼즈워프MOO에 있는 식당가에서 600엔짜리 라멘을 주문했다.


생라멘은 아니고, 인스턴트 면을 끓여준 것 같다. 이게 홋카이도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은 라멘이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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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보고 갑니다. 날씨가 시원해졌네요. 기분좋은 하루 되세요!

여행, 막상 다녀오면 더욱 생각나는 단어.

그래서, 이 단어가 추억 속에 희미해지기 전에 얼른 기록에 남기려 한다.

추석, 민족의 대명절이자 처음 떠나는 해외로의 가족여행. 그 두근거림의 시발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시작되었다.


여행 떠난 날짜 2013년 09월 18일

대한항공 KE725, 15:20 (지연출발이 되어서 이 시간에 정시 출발하진 못했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내려서 종착지인 난바 역까지 가는 길에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끼적여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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