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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Diary/잡동사니

기천문이 대체 뭐야?

기천문(氣天門) 2대 문주(門主) 박사규
걸음걸음은 나는 구름이요, 한 주먹으로 魔를 타파하니…
49세에 계룡산에 입산해 수련생활을 하고 있는 기천문 2대 문주 박사규씨. 1977년 1대 문주 박대양과 일전을 벌여 참패한 후 기천문의 길에 들어선 그는 “기천문이야말로 단군 시대부터 우리와 함께 해온 전통 무예”라고 주장한다. 민족 주체성을 중시하며 기천문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박 문주의 예사롭지 않은 삶을 알아보았다.

계룡산에 머무는 박사규 문주는 수련을 하고 지인들과 도담을 나누거나 수련생들을 지도하며 하루를 보낸다.

이세상에는 직업도 가지가지다. 이색적인 직업을 수소문해 봤더니, ‘문주(門主)’라는 직업이 있다. 문주는 글자 그대로 문파의 주인을 지칭한다. 무협지에 나오는 소림파, 무당파, 화산파의 장문인들이 바로 문주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문주가 무협지에만 있었던 게 아니라 현재 국내에도 있다. 기천문(氣天門)이라는 문파의 문주로 불리는 인물이 있으니 그가 바로 박사규(56)씨다. 그는 기천문의 2대 문주로 알려져 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문주가 되는 것일까 궁금했다.

박 문주는 백두대간의 중악(中岳)인 계룡산 신원사 입구에 있는 허름한 민박집에서 머물고 있었다. 방안에 들어가니 조그마한 단군 영정이 놓여있는 앉은뱅이책상과 고목나무 밑둥을 다듬어 만든 차상(茶床)이 달랑 있을 뿐이다. 일개 문파의 문주가 기거하는 처소라기에는 너무나 소박하다.

그는 평범한 얼굴에 풍채가 우람하지도 않다. 키도 170cm나 될까. 그러나 눈을 보니 달랐다. 예사롭잖은 눈빛에서 어떤 기운이 뭉쳐있음이 느껴졌다. 사람의 내공은 눈에 나타나기 마련이다. 남자 나이 50대 중반이 넘어서면 외모의 매력은 떨어진다. ‘신정(腎精 : 신장에 뭉쳐 있는 정액)’이 고갈되기 때문에 눈빛이 흐려지면서 돈 욕심만 잔뜩 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 문주의 눈빛은 50대 후반의 사그라지는 그것이 아니었다. 정(精)을 축적하면서 공력을 충실하게 연마해온 사람의 눈빛이었다. 차상을 마주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49세에 10만원 들고 입산

-가정도 있는데, 어떻게 해서 산에 들어와 살게 되었습니까?

“역대 조사(祖師)들이 불러서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복잡한 질문을 한마디로 압축한다. 역대 조사라고 하면 이 땅에서 도를 닦았던 정신계의 무수한 스승들을 가리킨다. 그 스승들이 자신을 산으로 불렀다는 말이다.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죠.

“지난 십수년 동안 서울에 살면서도 마음은 항상 산에 있었습니다. 꿩이 콩밭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저도 산을 그리워하면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처자식이 있어 생계에 붙잡혀 있을 수밖에 없었죠. 그래도 시간이 나면 3∼4일, 때로는 10일 일정으로 산에 들락날락했습니다. 그러다가 1997년 마흔아홉살 때 자연스레 산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때가 되니까 정신계의 스승들이 더 이상 세속적인 삶을 계속할 수 없도록 한 방 놓더군요. 한방 놓을 때 빨리 눈치채야 합니다. 그때 미적거리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KO 펀치를 맞아요. 저는 빨리 눈치를 채고 산으로 들어왔습니다. 처음 계룡산에 들어올 때 타고 다니던 승용차 1대와 단돈 10만원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도 안 죽고 아직까지 잘 살고 있습니다.”

入山 가능성 큰 사주

-현재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제가 서울 이태원에 옷가게를 갖고 있는데, 지금은 집사람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대로 가족들 생계는 거기서 버는 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박 문주는 2남1녀를 두었다. 자녀들이 이미 장성해 대학을 다니거나 결혼 적령기에 도달해 있다. 명절이나 제사 때만 서울 집에 들른다. 자식들에겐 미안한 마음뿐이지만 아버지가 의미 있는 길을 가고 있다며 자신의 길을 이해해주는 자식들이 무척 고맙다고.

“박 문주님은 생년·월·일·시가 어떻게 됩니까?”

필자는 특수한 길을 가는 사람을 만나면 사주팔자를 물어보는 습관이 있다. 산에 들어와 사는 방식은 누구나 쉽게 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팔자를 타고난 사람이 입산해서 도를 닦는 것일까. 운명이 타고나는 것이라면 순응하는 게 상책이다. 사주는 내 나름대로 터득한 지인지감(知人之鑑)의 한 방법이다.

그는 1949년 2월4일(음력) 진시(辰時)라고 알려줬다. 진시라면 아침 7시 반에서 9시 반까지다. 육십갑자로 환산해 보니, 기축(己丑)年, 병인(丙寅)月, 임진(壬辰)日, 갑진(甲辰)時다. 중요한 대목은 일주이다. 박 문주는 임진일에 태어났다. 壬은 한강과 같은 큰 강물을, 辰은 용을 상징한다. 말하자면 흑룡으로서 힘이 좋은 명조이다. 임진일에 태어난 사람은 융통성과 배짱이 있다고 해석한다.

   (계속)...
(http://www.donga.com/docs/magazine/shin/2004/01/29/200401290500034/200401290500034_1.html)


-----------KBS에서 방영한 '다큐3일'에 이 분이 등장하셨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작년에는 평양 단군릉 앞에서도 시범을 보였다고 한다.
무언가..배울게 많은 수련법같다.아무튼 멋지다.정말..(왠지 무협지스럽긴 하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있어 이같은 수련법은 정말 매력적으로 비춰진다.
언제 한번 시간나면 입문해볼까?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