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드라마를 굳이 분류하자면 '한국 드라마'로 구분 짓겠습니다. 아! 물론 한국과는 전혀 상관없는 작품입니다. 그저 이 드라마가 지향하는 주제 의식이라던가 이야기 전개 방식이 매우 한국적이라는 거죠. 물론 좋게 말해서 그렇다는 거고요. 혹자는 이를 두고 '막장 드라마'라고도 합니다.
'이노센트 러브'는 '사랑'에 관한 한 가장 '비련한'보고서입니다. 흔히 '막장'의 삼중주 중 하나로 지적되곤 하는 '금지된 사랑'이 밑바탕에 깔렸습니다. 그렇지만, '막장'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가 애매합니다. 드라마가 매회 보여준 매끄러운 전개는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인물 간의 대결구도 역시 두고두고 기억될 만하거든요. 복선과 장치가 여기저기 널려 있지만, 맛깔스럽게 잘 요리한 덕택에 자칫 산만해질 뻔했던 이야기를 잘 살렸습니다. 물론 이런 구성 방식이야 어디든 흔한 것이고 새삼스레 지적할 것도 못 되지만, 최근의 일본 드라마가 추구하는 '그것'과는 양상이 조금 틀립니다. 한국 사람이 '막장'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일본 드라마 중에서도 유독 그 특별함이 빛난다는 거죠. '한국' 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게 괜한 말이 아닙니다.
도통 '해학' 거리라곤 찾아볼 수 없고, 시간이 갈수록 '꿀꿀'하기만 한 인물 간의 구도는 자칫 시청자로 하여금 우울증 지수가 트리플 악셀로 치솟을 위험이 크지만, 이게 또 이 드라마만의 매력 포인트이니까요. 왠지 비오는 날이나 월요일을 목전에 둔 일요일 저녁에 보기엔 '비추천'을 하게 되지만, 역시 이것도 나름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대신 기분이 우울하다면 절대 보지 말 것을 권합니다. 제가 괜히 하는 말이 아닙니다. 충분히 드라마 상의 '사랑'은 비극적이고 애달프고 사랑스럽기까지 하지만, 왠지…. 왠지 모르게 사람이 우울해져 버려요.
심금을 울린 눈물 연기를 선보인 호리키타 마키는 이제 '눈물'의 여왕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배역을 멋지게 소화했습니다. 나날이 성장해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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