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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Culture Diary/일드 엄선록

노부타를 프로듀스 (1화를 보고 나서)

유명하다 못해 일드 마니아 사이에선 꼭 한번 거쳐 가야 할 작품 중의 하나인 '노부타를 프로듀스'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 막 1화를 본 직후일 뿐이지만, 시작부터 느낌이 좋은 게 선택을 여간 잘한 것 같아 뿌듯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의 드라마를 좋아하므로. 짧다면 짧을 소감을 풀어 본다.

세간에는 본 드라마를 호리키타 마키가 아닌, 야마시타 토모히사의 '노부타를 프로듀스'로 기억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호리키타 마키가 이 정도의 열연을 하지 않았다면 '노부타를 ..'도 범작에 머물렀을 거란 거다. 이 드라마 이후로 호리키타 마키는 크게 두 가지 이미지로 굳어졌는데,
하나는 알려졌다시피 '이지메' 전문 콘셉트고, 나머지 하나는 의젓한 소녀다.

다 큰 여자(?) 역할을 시도하려고 아무리 용을 써도 예전 느낌 때문에 이미지가 반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찬스! 그녀가 성공한 이유'나 '특상! 카바치'에선 직장 여성으로 등장하지만 귀여운 여동생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옛 된 얼굴과 전작들에 의해 굳어진 그녀만의 이미지 영향이 크다.
그 정점에 '노부타를 ..' 이 있는 것이다. 야마시타 토모히사 역시 이 작품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는데,
정작 이후에 찍은 작품은 '노부타를 ..'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180도 상반된 느낌이라 어색함을 차마 떨쳐내기 어렵다는 팬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토다 에리카는 논외로 치자. 그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미지에 크게 흠집이 갈만한 배역으로 등장한 적이 없으니까. (여기서 '흠집'이란 이미지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다준…. 정도로 해석하자)

아무튼 '노부타를 ..'이 가진 극적 배경은 단순히 '이지메'의 실태를 보고하는 차원을 떠나, 또래 세대들의 어두운 일면을 조명함으로써 인간 본원의 '악'을 조명하는 데 있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항변할 수 있지만. 드라마만큼 설득력 있게 인간 본성을 논할 수 있는 장치도 드물 테다. 그것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학창시절을 떠올려 본다면 작품의 무게는 한층 더해진다.


아무래도 호리키타 마키의 또 하나의 치적은 바로 이 '노부타를 프로듀스'가 아닐까.
그래도 너무 연기를 잘해줘서 이미지가 고착된 건 안타깝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