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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Diary/좋아하는 배우

닮은꼴 스타 이야기 (박보영과 천옌시)

천옌시, 그리고 박보영


다섯 가지 키워드로 보는 두 스타 이야기….


배우 박보영과 대만의 대표 여배우 천옌시에겐 여러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가장 먼저 동안 외모를 꼽을 수 있다. 가창력 역시 좋아서, 드라마 및 영화 OST에 자주 참여하는데, 청아한 음색이 다름 아닌 그녀들의 특기다. 체구도 비슷하다. 키는 작지만, 작은 키를 극복한 당돌함이 그녀들의 연기에 잔뜩 묻어있다. 소녀 배역 전문이라는 타이틀을 한때마다 달고 다닌 시기도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견해지만 교복이 무척 어울리는 배우다.


1. 데뷔

천옌시는 83년생으로 데뷔 연도는 2007년 TV 드라마 '환환애'였고, 같은 해 영화 '청설'로 극장에 데뷔한다.

동년배 배우들보다 데뷔는 살짝 늦은 편이며, 이는 천옌시가 남가주대학교(서던 캘리포니아) 학사학위를 받기까지 유학생활이 반영된 거로 보인다.

전공은 직업과는 무관한 경영학이고, 2005년에 학사 학위를 딴 후 대만에 귀국하지만, 본인이 자발적으로 배우의 길을 선택한 건 아니다.

그에 반해, 박보영은 고등학교 재학 중에 엑스트라 및 단편 영화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발 담금질을 시작한 계기는 EBS 비밀의 교정이라는 TV 드라마였고, 이때가 박보영 나이 15이었다. 무척 빠른 경우지만, 대한민국 연예산업 특성상 보편적으로 이보다 빠른 시기에 데뷔하는 사례도 분명 존재하므로, 일반적이지만 시의적절한 때에 데뷔했다고 보는 게 보다 정확하겠다.


박보영 데뷔 때 모습(왼쪽 세 번째)


천옌시의 데뷔 때 모습(왼쪽 두 번째)



2. 동안 외모

일반적으로 동안 외모라 칭하면, 나이를 단순 셈법으로 치환했을 때 겉으로 보이는 외모가 이 숫자보다 훨씬 어려 보일 경우 건네는 칭찬이자 호의의 표현이다. 하지만, 천옌시와 박보영의 경우 데뷔 당시 외모와 현재 외모가 큰 차이가 없고, 해를 거듭할수록 연기력의 연륜은 쌓이지만, 거꾸로 어려지는 동안 외모를 자랑한다. 칭찬이나 호의를 내보이기 위한 인사치레가 아닌, 가감없는 동안 외모를 자랑한다는 점이 두 배우의 특징이다. 그래서일까? 천옌시와 박보영은 소녀 연기를 통해 한때나마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을 달고 다닌 시기가 있다.

27세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교복을 입은 천옌시는 남성관객들의 학창시절 첫사랑, 짝사랑 캐릭터를 완벽히 표현했고, 단숨에 중화권 대표 국민 여동생 타이틀을 획득한다. 박보영은 미혼모, 학교성적에 고민하는 학생, 손녀 역할을 맡아 똑 부러지지만,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을 법한 친구, 동생과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줬고, 문근영의 다음 주자로서 국민 여동생 타이틀을 획득한다. 물론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본인이 가지고 있던 소녀 이미지를 반은 탈피한 것 같지만, 그런데도 그녀의 동안 외모에서 오는 친근함은 뭇 남성들의 여동생 지위를 쉽게 흔들진 못할 것 같다.


천옌시는 과속 스캔들의 중국판 리메이크작인 스캔들메이커에서, 한국판 황정남/제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과속스캔들의 한 장면

3. 접점

두 배우가 서로 만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리고 두 배우의 팬덤은 묘하게 겹치는 구석이 많아서, 천옌시와 박보영을 동시에 열렬히 지지하는 팬층이 적지 않다는 건 천옌시 팬덤에선 유명한 일화다. 재미있게도 과속스캔들이 중국에서 리메이크하면서, 주연 캐릭터인 황정남/황제인 배역을 천옌시가 꿰찼다는 소식은 무척 반가운 소식 중 하나였다. 최근에 박보영 팬이 되었지만, 묘하게 두 배우 사이엔 접점이 많았다. 그렇게 느꼈다.

2016년 7월 '스캔들메이커'라는 제목으로 중화권 개봉이 예정된 본 작품은, 어쩌면 천옌시가 본 작품의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박보영과 만남이 성사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하게 한다. (두 배우의 팬으로서 이보다 큰 빅 이벤트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4. 뛰어난 가창력

두 배우 모두 적극적으로 영화 및 드라마 OST에 참여한 바 있다. 직접 노래를 부른 경우도 물론 존재한다.

배우가 연기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일은 충분히 고려될법한 일이고, 얼핏 당연히 여겨질 수도 있지만, 연기력과 가창력이 등호 기호처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두 배우가 가장 최근 불렀던 노래 MV를 감상해 보자.


 


5. 눈빛

눈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박보영의 트레이드 마크인 반달 눈웃음을 기억하는가.

배우 조정석은 이런 박보영의 눈을 가만 보고 있으면 흔들리지 않을 남자가 없을 거라고 언급했다. 물론 배우 연기의 생명은 진정성 있는 눈빛 연기에서 비롯된다. 배우가 극 중 캐릭터에 빙의하듯 연기해야 관객마저 캐릭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천옌시와 박보영의 눈빛 연기는 스크린 밖 관객의 심금마저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을 품고 있다. 천옌시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션자이로 분했을 때, 커징텅과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에서 관객 대다수는 컹징텅과 물아일체가 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박보영도 마찬가지다. 최근 오나귀에서 박보영이 보여준 메쏘드 연기는 그녀가 가진 장기인 눈매로부터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객은 극장 스크린과 안방 TV를 통해 배우와 일대일로 소통할 순 없지만, 배우가 극 중 보여준 눈빛만으로 충분히 대화할 수 있고 소통이 가능하다. 천옌시와 박보영은 그런 점에서 관객과 가장 아이컨텍을 잘하는 배우로 손색이 없다.


작품 활동의 척도인 필모그래피만 놓고 보면, 천옌시는 다작이 많다. 다만, 실속 없는 다작이 주를 이룬다는 평이 지배적이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빼곤, 그녀 하면 얼핏 떠오르는 작품이 없다는 건 다소 치명적이다. 도회적 이미지 탓에 고전극에 어울리지 않음에도 '신조협려 2014'에 캐스팅되어 우려를 낳았는데, 걱정은 기우에 그치지 않았고, 그녀 연기 경력에 큰 오점으로 남았다는 건 중화권 팬들의 일치된 평가다.

그에 반해 박보영은 소속사 송사 문제에 얽혀서 반강제적으로 4년간 잠정 활동 중지했던 시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방송 및 영화에 출연 중이지만 다작 스타일이 아니므로 팬으로서 그녀의 출연작을 기다리는 텀이 상대적으로 긴 편에 속한다. 어쩌면 팬이 알지 못하는 숱한 변곡점을 거쳐왔을 것이다.

공인이란 표현을 지극히 혐오하지만, 어찌 되었든 배우라는 게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인 만큼 대중의 뜻에 휘둘릴 여지도 충분하다. 연예인에게 인기영합주의는 어쩔 수 없다. 그렇기에, 인기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본인만의 색깔로 강단 있게 질주하는 박보영의 최근 행보가 주목된다.

그렇다면 천옌시는 어떨까…. 이 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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