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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Diary/영화를 보고나서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죠?


살아가는 이유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하지만 모두가 인생이 '행복'하길 원한다.
모두가 그걸 꿈꾸고 실천하기 위해 오늘도 살아간다.이것이 지극히 평범한 우리네 일상이다.하지만 그 반대급부 역시 존재한다.그들은 스스로를 자책하고 미워하며 남을 시기하고 결국에는 비참한 종말을 맞이하는 역할이다.그런 어리석은 인간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하지만 거의 태반의 사람이 이렇게 살고 있지는 않은지.
자살을 하는 사람의 심리를 분석한 결과 재미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숨이 끊어지기 바로 직전,예를 들면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사람은 자신의 몸이 지상에 점점 가까워 올 수록 '죽음'을 선택한 걸 후회한다는 것이다.(알게 된 경의가 의심스런긴 해도,어찌되었든 흥미로운 연구 결과다)
사람은 죽기 바로 직전에 비로써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다.조회시간의 지겨운 교장님 훈시말씀처럼 들릴 지도 모르지만..우스갯 소리로 받아넘기기엔 그런 간단한 진리조차 망각하고 살아가는 작금의 현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당장 '나'자신이 그런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걸 과연 인류의 몇%가 생각하고 살아갈까.그런 골치 아픈 문제는 당장 잊고 '점심 식사에 어떤 메뉴가 올라올까' 조바심내는 게 정신 건강상 더 이로울지도 모른다.그렇다면,'우리' 혹은 '나'에게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죠?"

아무도 그 시간을 모른다.내가 당장 '더 재킷'의 주인공처럼 미래를 오갈 수 있는 재킷을 입은것도 아닌데다,
'백투더 퓨처'에나 나올법한 타임머신 자동차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미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다.아무도 모르는 미래를 벌써부터 걱정하란 소리도 아니다.(그러다간 신경쇠약 걸리겠다.-_-)
힘들여 고민할 필요도 없고 가보지도 않은 미래를 억지로 쥐어짜듯 상상할 필요도 없다.하지만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세상에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아무리 세상에 미련이 남았더라도.누군가가 미치도록 그립더라도.결국 사람이란 '탄생'을 하고 '종'을 고하는 길 위에 놓여 있다.

"알 수 없는 미래가 눈앞에 기다리고 있으니 오늘의 '나'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살아보세~"

식의 식상한 결론을 예상했다면..미안하게도 그 '결론'이 정답이다.사람은 죽음에 직면했을 때 비로써 '삶의 욕구'가 가장 강해진다.내가 아는 가장 가까운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엿보게 되고, 그래서 현재의 '그'에게 조언을 해준들 고쳐지지 않으면 결국 미래는 '내'가 본 그대로 흘러갈 것이다.하지만 '내'가 보았던 미래가 이미 '누군가'의 개입으로 인해 조작된 '미래'라면 어떻겠는가? 그리고 그 '누군가'가 바로 '나'라면?

세상엔 '노력'하면 '미래'도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긍정하는 부류가 존재 한다.모든 인생이 배드엔딩이라면 '인생'이 당쵀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그렇다고 '재미'가 인생의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 잣대가 될 수도 없는 법.그런 의미에서 '더 재킷'과 같은 영화를 통해 '삶'의 무게와 가치를 '대리 체험'하는 것도 썩 나쁘지 않다.

'더 재킷'에선 과거를 조작하지 않는다.다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재를 바꿔서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그리고 영화속 그가 꿈꿨던 '미래'는 결국 성공한다.영화에서 미래를 바꾸는 건 결국 현재다.'현재'의 '나'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결국 '미래'의 '나' 역시 존재할 수 없을 테니까.마지막 대사가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건 비단 나 뿐만이 아닐것이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죠?"

'이터널 선샤인'+'나비효과'를 동시에 본 듯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