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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 Diary/터키여행(2008年)

터키여행기 2008.2.5일~6일 (14박 15일)

2008년 2월 5일

국제선 비행기를 타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터키여행을 떠난다는 설레임과 장거리 국제선 비행기를 타 본다는 설레임,그리고 국제선 비행기를 타면 으레 한번쯤 먹게된다는 기내식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까지...출발도 하기 전부터 내 머리속은 온갖 기대로 가득 찼다.이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2월 5일의 맑은 오후,
2시 10분경에 대한항공 KE955편이 이륙했다.앗흥~>_<

기내식은 이스탄불 직항노선에선 2번 나온단다.처음은 비빔밥을 먹었고 두번째는 닭고기볶음밥을 먹어줬다.밥은 따끈따끈,국까지 준다.거기다 디저트까지! 다른비행기는 안 타봐서 모르겠는데,대한항공이 이 정도면 정말 만족이다! 밥도 맛있었다.닭고기 볶음밥 오른쪽 위에 JeJu로고가 있는 젤리통같이 생긴녀석은 알고봤더니 작은물통이었다.랩을 벗기고 컵에 따라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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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두 편 틀어줬는데,내가 앉은 47H좌석이 기내 우측 화장실 옆에칸의 창가쪽이다.바로 앞에 의자가 있고 마주보는 좌석이 스튜디어스자리가 하나 있다.그러니까,비상구 좌석이 바로 앞이다.내 앞의 벽에 걸린 스크린이 작아 TV가 잘 안 보인다.오히려 이코노미석 가운데 칸은 바로 정면에 큼지막한 와이드 스크린이 걸려있어 영화보기에도 좋겠더라.내가 출발한 2월 5일 이스탄불행 비행기는 좌석이 많이 비었었다.설 구정연휴가 코앞이라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그런데 이게 도리어 편했다.내 옆자리도 비었고,가운데쪽은 넓직한 의자에 아예 사람이 한명씩 드러누워 있더라.(-_-)

그렇게 편할것만 같던 비행기 여행이 지루해질법한 11시간이 흘렀고,
터키 시간으로 2월 5일 저녁 6시 55분경에 이스탄불 아타튀르크(하발리바니)공항에 비행기가 사뿐히 내렸다.아타튀르크는 터키공화국의 건국영웅인데,오스만투르크제국이 잃은 터키의 자존심을 부활시켜 지금도 터키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한다.그건 그렇다손 치고,7시경 도착해서 공항 1층 로비에 있는 PTT에서 100도수짜리 텔레카드(전화카드)를 구입했다.지하철을 타러가는 도중에 한국인 배낭여행자 한분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그분과는 트램역인 술탄아흐멧역에서 헤어졌다.숙소가 달랐기 때문이다.그때가 저녁 8시경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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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게스트하우스로 가는 길(클릭하면 확대), 이 주변으로 저렴하면서도 시설좋은 숙박업소가 밀집해 있다.


(이동팁!)공항역인 하발리바니역에서 제이틴브르뉴역까지 지하철을 타고,제이틴브르뉴에선 노면전차인 트램으로 갈아탄다.여기서 숙박업소가 많이 밀집해 있고 볼 게 많은 술탄아흐멧역까지 트램을 타고 가면 된다.트램은 지상을 달리는 노면전차다.일반 자가용이나 승용차도 전차로위를 달린다.도로와 전차로구분이 없기때문에 사람도 전차로위를 걸어다닐 수 있다.지하철이나 트램이나 제톤(코인)가격은 1.3리라로 동일하다.공항역에서 미리 제톤 2개를 사간다.공항역입구 표판매상에게 "투(two) 제톤"하면 알아듣는다.제톤을 동전투입구에 넣으면 역에 들어간다.우리나라의 지하철표랑 같다고 보면 된다.제이틴브르뉴역에서 트램역은 바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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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아흐멧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인 야경이다.블루모스크로도 유명한 술탄아흐멧 자미인데,웅장한 자미의 모습에 숨이 턱 막힐 뻔했다.길에도 사람이 없는 한적한 시간이라 공원엔 블루모스크의 야경을 사진에 담느라 분주한 일부 배낭여행객들만 있었다.

나는 예약했던 튤립게스트하우스를 찾으러 가려던 찰나였다.그런데 터키인처럼 보이는 두 명의 사내가 담배를 뻐끔뻐끔 빼물으며 영어로 어딜가냐고 물어본다.그땐 경황이 없어서 얘네들,그냥 길만 알려주고 가겠지 싶었는데 자기들이 튤립게스트하우스를 안다면서 따라오란다.명함도 보여줬는데,튤립**하우스라고 적혀있었고 분명 짝퉁이었다.난 분명이 튤립게스트하우스를 알려달라고 했지만,개네들을 믿을 수 없었다.이상한 골목에 멈추더니 간판도 없는 건물로 들어오라지 않은가.이건 아냐..이건 아냐..난, 우선 한국식당인 '서울정'에 가 봐야 겠다고 했다.개네들 바득바득 들어오라는데 내가 싫다고 했다.뭐라고 중얼거리더니 한 놈이 식당길을 알려주겠단다.이번엔 진짜 '서울정'을 알려주더라.이 녀석들,나쁜 녀석은 아닌거 같은데 그냥 민박집 삐끼인거 같았다.예정에도 없던 서울정에서 주인집 아저씨의 친절한 말씀도 듣고 길까지 제대로 안내받았다.9시경에 튤립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예약했던대로 싱글룸에 화장실까지 있는 방이었다.난 녹초가 되어있었고,얼른 쉬고픈 생각뿐이었다.3층에 묵었는데 로비식당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던 한국인 여행자들과 짧게 인사 나누고 얼른 잠들었다.정말 푹 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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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6일

튤립게스트하우스는 터키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이지만 시설면에선 호스텔수준이었다.아침식사도 터키인 아주머니께서 차려주셨는데 위 식단이 터키의 어느 숙박업소에 가더라도 똑같이 먹게되는 공통식단이다.그래도 튤립게스트하우스의 식단이 제일 성실했다.이렇게 뷔페식으로 먹고싶은만큼 차려준 곳을 터키여행하는 동안 한번도 못봤다.그래도 많이는 못 먹겠더라.
위 접시에 담긴것 말고도 식탁엔 큼지막한 바게트빵이 몇개 바구니에 담겨져 있다.일명 터키식 바게트로,터키 어느 식당을 가나 꼭 있는 빵이다.처음엔 신기하고 배고파서 많이 먹었지만 나중되면 질리고 보기만해도 절로 손이 안가는(?) 빵이다.주식이 빵이고 부식이 과일이나 채소,요구르트(혹은 아이란)였다.후식은 터키식 차인 '차이'를 마신다.'차이'는 터키인이 애용하는 차문화의 대표격인 차다.보통은 손님접대용으로 엘마차이(사과차)를 내오고,일상에선 '차이'를 마신다고 한다.그래도 레스토랑 같은데서 어떤 차를 원하는지 먼저 물어오므로 취향대로 주문하면 가져다 준다.대신 터키인들은 찻잔에 각설탕 2개정도를 집어넣고 달게 섞어 마신다.처음엔 달게먹는 식문화가 적응하기 힘들지만,나중되면 되레 여기에 길들여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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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흐린 날의 연속이었다.다음날까지도.탁 트인 바다를 맑은 날씨에서 보고 싶었지만 이번 터키여행에선 그러질 못했다.첫날과 마지막날에도 이스탄불의 날씨는 최악이었다.날씨 이야기는 나중에 차차 하도록 하고...(ㅜ.ㅜ) 일단 오늘의 일정은 성소피아성당에 가는거다.소피아성당은 숙소에서 골목길만 돌아나오면 바로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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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올라오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소피아성당.비잔티움제국(동로마제국)의 천년도 넘은 이 성당은 오스만투르크제국에 의해 모스크로 개조되는 곡절을 겪었지만,지금은 성당 복원작업이 한창이다.그리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입장료는 10YTL(터키리라)인데,우리나라 돈으로 8000원 정도 하는거 같다.대략 1YTL에 800원정도인것 같다.이스탄불의 왠만한 사적지는 입장료가 10리라로 통일되어 있다.신시가지의 돌마바흐체궁전만 15리라를 받는다.어쨋든 추운날씨속에 소피아성당에 들어갔다.책에서만 봐오던 그 유명한 성소피아성당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 꿈에도 생각못했다.성당의 내부모습은 기대했던만큼 웅장하고 화려했다.높은 천장은 고개를 한껏 쳐들어야 간신히 볼 수 있을 정도였다.어떻게 천년전 이런 건축물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고대 로마인들의 저력을 피부로 느낀 순간이었다.1층과 2층 이렇게 두 층으로 나뉜 성당은 곳곳에 이슬람의 잔재가 남아있었다.교회유물과 이슬람유물이 혼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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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대표적 관광지 코스답게 한국인 패키지투어팀도 여럿 보였다.여기서 봤던 몇몇 패키지 팀을 다른 도시에서도 봤는데 그냥 한국사람만 봐도 반갑더라.패키지팀을 따라 다니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주워듣는것도 배낭여행자의 쏠쏠한 재미랄까.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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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이 그냥 큰 홀이었다면 2층은 전시관이었다.크리스트교의 성인들과 예수그리스도의 명화들,그리고 그외 미술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벽화로 남은 비잔티움교회의 유물도 전시되고 있었는데,금으로 칠해진 벽화는 그동안 너무 훼손된 나머지 윗부분만 조금 남아있었다.이 벽화 아래쪽 한켠엔 본래 모습을 그린 액자가 걸려있어 관람객들을 숙연케 했다.도대체 누가 금박을 떼어간 걸까.나쁘다,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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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쪽 작은 액자가 이 벽화의 본래 모습이다


성소피아성당 내부는 이스탄불의 바깥 찬공기 못지않게 엄청 쌀쌀했다.1시간여 넘게 둘러봤을까.코를 훌쩍훌쩍거리며 2층 전시관을 돌아 내려올 즈음,어제 봤던 한국인 배낭여행자를 또 만났다.그 분은 캐리어를 끌고 성당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찰나였다.우린 반가운 마음에 서로 인사하고 사진찍어주기에 여념이 없었다.한국인끼리 아니면 누가 서로 사진 찍어주겠는가.절대 터키에선 다른 사람한테 카메라를 쥐어줘선 안된다는 경고를 수없이 들었던 터라,나 혼자 셀프카메라를 찍던지 다른 한국인에게 정중히 사진요청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터키사람을 못믿어서라기보다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는게 최선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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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피아성당을 나왔더니 갈매기때가 하늘 한가득이다.저 멀리 블루모스크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일찍이 성소피아성당에 대적하고자 했던 오스만투르크의 자존심이 엿보였다.소피아성당에서 만난 그 분과 점심을 함께하기로 하고 근처 레스토랑을 찾았다.난 소피아성당에 오기 전 그랜드바자르 입구의 도비즈(DOVIZ-사설환전소,커미션이 안붙기때문에 환전율이 좋다)에서 약간의 유로를 리라로 환전해 놓은 상태였다.우린 여기서 케밥을 시켜먹었는데,나중에 알고봤더니 그 식당이 좀 고급(?)이다.난 쉬쉬케밥을 주문했는데 가격이 15리라다.이게 이스탄불 물가로 쳐도 비싼 금액이다.음식으론 화려한 첫 시작이다.(-_-)

이 식당의 대략 위치가 동양호스텔 건너편 상점가에 있었던 것 같다.동양호스텔은 그 유명한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겸 호스텔인데,그다지 평이 좋은건 아니다.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선 비추천하는 숙소다.레스토랑 이름이 'Han's ~~' 뭐였던 것 같다.그 앞에 가면 왠 광대같은 복장 입은 남자가 호객행위를 하고 있으니,근처에 가면 쉽게 눈에 띈다.그러나 이 식당도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다.일반인이 많이가는 대중적인 로칸타(식당)가 값도 저렴하고 인심도 더 후하다.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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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위에 밥처럼 보이는건 쌀로만든 필라브라는 요리다.집으면 후두둑 떨어진다.우리나라 밥처럼 찰기가 없다.게다가 약간 짠맛까지 난다.배고팠던 터라 후다닥 먹고 있는데 왠 악단이 와서 악기를 연주한다.딱 보려니 팁을 달라는듯 계속 연주해댄다.난 그냥 개네들과 사진 몇 방 찍고는 음식만 먹으려는데,앞에 한국분이 리라 지폐한장을 쥐어준다.그랬더니 땡큐땡큐이러면서 다른 식탁으로 간다.대체 무슨 연주를 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음식값 비싼이유가 식당분위기값 때문인것 같았다.케밥자체는 맛이 좋았다.터키에서 먹어보는 첫 터키음식이었고,평소 꼬치요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순식간에 헤치웠다.여긴 이슬람국가라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소고기나 양고기,혹은 닭고기를 먹는단다.쉬쉬케밥은 양고기 꼬치구이다.나는 접시를 싹 비웠다.정말 깨끗이~.양이 너무 적었다.그게 좀 아쉽더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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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든든히 마쳤더니 속이 든든하다.같이 식사했던 한국분과 오늘 헤어지기 전까지 동행하기로 했다.그분은 오늘 카파도키아로 간다고 한다.다음에 들렀던 장소는 고고학 박물관이다.톱카피 궁전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헉헉대면 올라가려니 터키어로 쓰인 간판과 큰 문이 보인다.그 앞에선 경찰 몇명이 서성이고 있었다.고고학박물관이었다.그냥 지나치긴 뭐해서 입장료 5YTL를 내고 들어가봤다.그냥 그런 박물관이려니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규모가 컸다.이스탄불의 유명박물관답게 규모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정말 컸고 몇 시간을 둘러봐도 모자를만큼 전시내용도 훌륭하다.난 '저스트고,터키편'을 들고선 박물관이 소개된 페이지를 펼쳐들었고 이곳저곳 둘러봤지만 가이드북엔 간략히 소개된 곳이라 눈으로만 전시물을 훑었다.영어 아니면 터키어로 쓰인 안내판만 붙어있기때문에 내용도 대충 이해할 정도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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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가는 길에 만난 페르시안고양이(?).그냥 들고양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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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박물관(입구에 저 아이들이 우리에게 장난스레 말을 걸었다.터키 아이들 호기심은 어딜가나 똑같은 듯?)


그래도 가이드북이 없었다면 이곳이 고고학박물관이라는것도 모르고 지나칠뻔했다.톱카피궁전만 목적으로 들렀다면 이곳을 궂이 방문할 필요는 없겠지만,싼 입장료에 훌륭한 전시내용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충분히 둘러볼만한 가치가 있겠다 싶었다.대신 터키의 고궁이나 전시관은 겨울에 난방을 잘 안하는것 같다.바깥보다 찬 내부공기가 우릴 먼저 반겨줬다.덕분에 전시관을 다 돌고 나왔을때 약한 감기기운까지 덤으로 얹고 말았다.그래도 여차저차 박물관은 대충 다 둘러본것 같다.우리나란 휴일이지만 터키는 평일이었다.박물관은 그래서인지 많이 한가했다.소피아성당에서처럼 이곳도 곳곳에 정복경찰들이 박물관 내부를 순찰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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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오후 4시가 다 되었을까? 박물관을 나와 힘겹게 톱카피궁전 제1정원으로 올라왔다.제1정원은 궁전입구앞에 넓은 공원처럼 조성된 곳으로,여기서 표를 판매한다.우린 입장하려고 했지만 관람시간이 4시까지란다.에잇~! 어쩔 수 없지.톱카피궁전은 내일로 미루고,난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돌아오는 길에 그 유명하신 시미트를 사 먹었다.이스탄불의 길거리에선 시미트를 파는 상인들이 흔한데 가격은 약 50쿠루소정도다.1리라의 절반가격으로 우리돈 400원정도 할까나? 맛은...그냥 배고파서 먹는게 아니라면...별로 땡기지 않는 빵이다.으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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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트,솔직히 아무 맛도 안난다(-_-)


아참~'시미트사라이'라고 해서 시미트 전문 체인점까지 생겼단다.요새 터키인들은 길거리 시미트보다 체인점에서 시미트를 많이 사먹는다고 한다.이 매장이 눈에 많이 띄는걸로 봐서 인기가 대단하긴 한가보다.시미트를 팔던 노점상인들 매출이 많이 줄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