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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Diary/좋아하는 배우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 영화 '허밍'


나는 사랑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했던 그녀는..자신을 짝사랑하고 있는 남자가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한 채 헤어져 버렸다.
절대 어린 나이도 아니였는데.왜 그때 여자 앞에만 서면 그리 부끄러움을 잘 탔는지.
난 말주변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백할 용기가 있었어도 당장 그녀의 반응이 두려웠다.그래서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왜일까.왜 였을까.좋아한다고..나,너를 미치도록 좋아한다고..왜 그 말을 못했던 걸까.
그녀를 짝사랑한지도 벌써 5년이 넘어간다.난 왜 아직도 그 아이를 잊지 못하는 걸까.힘들다.정말.


그 아이만 보면 행복했다.
천방지축이지만 공부도 잘하고 언제나 깔끔한 외모였음에도 왈가닥 기질도 있었도 그녀.
고등학교 쉬는 시간중에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켜먹던 모습도 잊혀지지 않고.그녀가 나한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한마디도 잊혀지지 않는다.그 아이가 나와 짝을 했던 때였다."너 나랑 짝궁하는 거 영광으로 생각해야 돼~"
귀여웠다.그 말 한마디에 머쓱하게 웃기만 했지 대꾸도 못해줬다.나도 그렇다고.맞장구쳐주고 싶었는데.정말.그렇고 싶었는데.
그 아이는 내가 본인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기는 했을까.바보같지만.욕심이 지나쳤던 걸까.나는 정말 남자도 아니었다.적어도 고등학교 시절까지의 나의 모습은.바보다.정말.


가슴속에 꼭 꼭 숨겨뒀던 마음 한 구석에 송곳바늘로 콕 찔려버린 기분이다.
나는 내 심성이 여리다고 생각했다.그러지 않고서야 여자친구도 없는 내가..이런 영화 보고 질질 짜고나 있지.하지만 정말..
언제나 생각하던 그녀,그 아이 얼굴이 극중의 미연의 얼굴과 겹치면서 내 심장을 파고 들었다.
그녀는 잘 지내고 있을까.
그 아이는..좋은 남자 친구를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지 않을까?..
왜 이런걸까.왜 꼭 영화 속 사랑은 이렇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걸까.나는 정말 싫었다.미연이의 산소호흡기가 떼어지기 전에,
인수봉에서 그녀를 보았더라면..미연이가 말했던 것처럼..'외출했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았을까.믿기지 않는다.
그녀가..그녀가..그렇게 허무하게...준서곁을 떠나버린 순간.나는 내 추억속의 그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잘 지내고 있지?
우리..다음번에 만나게 된다면 말이야..그때는 꼭..내가..너 좋아했었다고.아니,지금도 널 미치도록 좋아한다고.
꼭 말하겠어.그러니까..너가 내게 보여줬던 예쁜 모습들을..내 마음속에,심장속에 꼭꼭 눌러담고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겠어.
잊지 않을께.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