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용산 CGV에 다녀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동생과 함께였죠.
교통체증을 고려해서 2시간 전에 의왕에서 출발했습니다만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상영시작 시각은 오전 9시였지만 광고가 많기로 소문난 CGV답게 조금 늦게 영화가 시작했습니다.
앞서 입장할 때 받은 큼지막한 편광안경을 착용하고 예고편부터 본격적으로 감상을 시작했죠.
엘리스가 나오는 영화였는데 팀 버튼 작품입니다.
3D효과를 만끽한다는 재미가 바로 이런 거였구나 싶을 정도로 잘 만든 예고편이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영화 끝나고 느낀 건데 '아바타' 보다는 '엘리스'가 더 기대되더군요.
아바타는 전체적으로 3D로 만든 영화답게 CG 효과로 물량 공세를 펼칩니다. 엔딩크레딧에 WETA가 언급된 걸 보면 당연히 뉴질랜드에서도 어느 정도 촬영이 진행되었겠죠. 작품 속에 보이는 대자연과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는 '반지의 제왕' 이후로 오래간만에 목격하는 유희의 성찬이었습니다.

3D 영화를 처음 보는 초보답게 안경을 벗고 스크린을 몇 번 보기도 했는데요,
인물들이 겹쳐져서 스크린에 영사되더군요. 그리고 안경을 착용하고 응시하면 인물 경계선이 자연스레 바뀌고요. 그런데 제 감각에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어도 극 중 등장인물들에게서 '입체감'이나 '실감'이 그다지 와 닿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좌석 안내등의 영향도 적었고요. 프리미엄 급 좌석에서 약간 벗어나긴 했어도 J05, J06번 좌석은 나름 괜찮은 자리였습니다. 좌석 위치나 좌석 안내등이 영화 감상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특출나게 입체감이 느껴지던 장면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먼지가 날릴 때라던가,
꽃잎이 흩날릴 때의 눈앞에 닿을 것 같은 입체감은 정말 실감 났습니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입체감을 기대하고 아이맥스를 선택한 처지에서 밋밋한 입체 효과의 전개는 왠지 배신당한 기분이 들게 했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해도 작품성에 흠집이 간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역시 영화계의 거장답게 작품 내내 보이는 영상과 이야기의 절묘한 조합은 이것이 진정한 블록버스터의 표본이다는 걸 몸소 일깨워 줬으니까요. 이동진 기자께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을 빗대어 다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감독들을 이류, 삼류로 깎아내린 이유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동진 기자의 평이 도리어 관객들의 기대 수치를 지나치게 높여 놓은 건 아닌가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관객 평과 전문가 평의 간극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다행인 것은 저를 포함한 대다수 관객의 평이 '아바타'에 아직은 우호적이라는데 있지요. 이야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만큼 감독은 이야기의 성찬을 보여줬지만, 꼭 굳이 이 영화를 3D로. 특히 아이맥스로 볼 필요가 있느냐는 결론에 다다르면 고개를 젓게 됩니다. 아이맥스나 3D로 보지 않더라도 일반 극장에서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이 펼쳐 놓은 성찬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주관적인 느낌만을 기준으로 제 감상을 나열했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는 분도 여럿 계시겠지만,
3D의 향연이라느니 하는 거추장스러운 홍보 때문에 '아바타' 본연의 작품성에 흠집이 가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다른 건 모르겠어도 편광 안경의 착용감이 생각보다 괜찮은 것에 놀랐습니다. 특히 기존에 안경을 착용한데다 코가 낮은 고로(-_-),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2시간 40분의 긴 상영시간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편안했습니다. 특별히 어지럽다거나 눈이 피곤하지 않았던 걸 보면 3D 취향인지도 모르겠다고 얼핏 생각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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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동맨 2009.12.21 17:32 신고

    전 오늘 봤는데 ㅎㅎ J 열에 5, 6번이면..자리가 많이 안좋은데요 ;;;

    저는 G열 중앙에서 음에도 E,F열이 더 나을거 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잠깐 화장실가는 사람떔에 복도로 비켜서있었는데..복도쪽에서 보면..

    3d가 옆으로 치우치더군요 ..;

    일단 EF의 중앙이 제일 좋아보이고 그담에 차선은 다른줄의 중앙을 택해야할것 같습니다.

    안보신분은 참고하시길.

    • Favicon of http://plakia.tistory.com BlogIcon 곰단지 2009.12.22 00:23 신고

      어쩌면 좌석 때문에 3D 효과가 반감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이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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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지구에서 만 사천년이 넘게 살아온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존입니다.다만 성이 올드맨인건 별칭인지도 모르겠으나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단어입니다.올드맨...늙은남자?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영화는 담담한 어조로 그의 인생(?)을 말해줍니다.그가 바로 만사천년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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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특수효과는 없습니다.마치 우리네 가정극 드라마를 보듯,
영화의 무대공간은 집 안과 집 밖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습니다.제한된 공간에 배우만 등장해서는 대화만 합니다.장르는 SF라고 하지만 내용의 전후사정을 보지않고 영화 포장상태만 보자면 저예산영화의 편견이 떠오를법도 합니다.지나치게 무료하고 지루한 작가주의 영화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습니다.하지만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좀 더 몰입하게 하고,
극중 배우의 입에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힘이 영화도 가질 수 있음을 '맨 프럼 어스'가 몸소 증명해 보였습니다.분명 이 영화의 원작자는 작가주의 정신을 갖고 이 작품을 구상했을 겁니다.SF의 본 재미는 좀 더 사실적일수록 설득력을 갖게된다는 겁니다.배경이 현대이지만,
'안드로메다의 위기'나 '엑스파일'에서처럼 가상을 현실화시켜서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은 원작자의 창조능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그런점에서 볼 때,
'맨 프럼 어스'가 지닌 가공할 파괴력은 SF가 사람을 놀래킬 수 있는 극한점을 보여준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픽션,논픽션 여부를 떠나서 역사 교과서를 짜집기한 결과물이라는 주장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1만 4천년을 살았던 사람이 그 역사 교과서 속 인물 중 하나였을거라는 생각은 얼마나 매혹적입니까.그런 의미에서 성격의 재해석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물론 SF는 과학을 근거로 한 픽션을 뜻하지만 신앙관을 모태로 한 인류의 숭배의식을 건드린 무수히 많은 작품들이 있었습니다.TV드라마에서 궂이 찾아면 '스타게이트'시리즈나 '스타워즈','배틀스타 갤럭티카'에도 종교적인 성향을 다룬 에피소드가 한두편씩은 존재합니다.하지만 여태까지의 픽션,논픽션을 통틀어 예수를 본격적으로 다룬 미디어물은 드문것 같습니다.'존'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사내는 부처님 교리를 전파하고자 했지만 막상 숭배자들에 의해 신격화된 존재가 되었다고 실토합니다.신약은 100단어에도 불과했었다고.훗날 덧붙여지고 과대포장된 건 인류의 지나친 숭배의식이 낳은 잘못된 유산임을 조용히 말합니다.물론 관객도 그렇고 영화속에서 존의 이야기를 듣던 동료교수들도 그러했겠지만,
이즈음되면 허탈감을 넘어 배신감마저 드는게 사실입니다.존의 이야기를 사실로 쳤을 때,
그 믿음부터가 깨지게 되는 기독교인의 절망감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하겠죠.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되듯 이미 존은 살아있는 예수이자 크로마뇽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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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모든 역사를 잘 안다는 논리는 남기고 기록된 문서와 구전에 근거합니다.
하지만 실제 이 모든 역사를 살아온 한 남자는 우리네 현 인류처럼 가끔 까먹기도 하고,
일기장을 들추어보지 않는 이상 1년전 오늘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정확히 꼬집어내기 힘듭니다.
그렇기에 그가 예수로 있었던 그 시대와 그가 살아 온 1만 4천년의 시간은 후세대 인류가 재포장하고 생산해낸 가공의 역사가 존이라는 인물을 통해 사실이 아닐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겁니다.
역사가 무조건 진실이다는 주장은 논리가 부족합니다.승리한자의 역사는 그 이면의 역사를 감추고 사장시키기 때문입니다.그렇기 때문에 존의 말이 진실이고 여태까지의 역사와 성서가 거짓이 될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이 말은 곧 존의 말이 사실임을 반증할 길이 없기때문에 무조건 동조할수만도 없기야 합니다.그래도 얼마나 매혹적입니까.그럴듯해 보인다는것 만으로도 이 영화가 SF사에 길이남을 유머감각 넘치는 작가주의SF라고 자부할 수 있잖겠습니까.

http://www.manfromearth.com/

관련 영화에 대한 정보가 많이 태부족이라 공식홈페이지 링크만 게재합니다.그래도 이곳에 가면 작가와 배우정보 및 원작에 대한 정보가 영문으로 충실히 제공되고 있습니다.예상외로 배우진이 탄탄한 것 같습니다.한 번 들러보시는 것도 괜찮은 기회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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